소개할 그림책들
116. 사자와 세 마리 물소 - 몽세프 두이브 글, 메 앙젤리 그림
117. 낮잠 자는 집 - 오드리 우드 글, 돈 우드 그림
118. 꼬부랑꼬부랑 할머니 - 김기택 글, 염혜원 그림
119. 반쪽이 - 이억배 그림, 이미애 글
120.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 그림
그림책 리뷰
116. 사자와 세 마리 물소 - 몽세프 두이브 글, 메 앙젤리 그림
영원한 우정을 약속한 물소 세 마리는 지루하고 심심한 익숙한 환경에서 함께 떠납니다. 모험을 시작한 세 마리 물소는 나무 아래 있는 사자를 만나게 되고 사자가 있는 곳에서 사자의 명령을 따르기로 하고 그곳에서 다 같이 지내게 됩니다.
배가 고파진 사자는 함부로 물소들에게 덤벼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사자도 물소 세 마리를 이겨낼 자신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마리씩 타겟을 잡아 나머지 물소들에게 험담과 질투심을 유발합니다.
그렇게 영원한 우정을 맹세한 물소 세 마리는 한 마리씩 사자의 먹잇감이 되고 맙니다.
'사자와 세 마리 물소' 이 책은 옛날 아랍 우화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영원한 우정을 맹세했는데, 다른 이의 교활한 말들에 넘어가 친구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목숨까지 빼앗기게 된 이야기를 동물들에게 대입해서 흥미롭게 풀어낸 그림책이었습니다.
'내가 물소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셋이서 힘을 합쳐 싸웠다면, 사자를 물리치고 계속 그래왔듯이 세 물소들은 약속한 영원한 우정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기서 '우리' 라는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물소들은 어쩌면 '우리'를 생각하지 못하고, '나'와 사자를 비교했기에 사자의 명령에 복종하고 사자의 말에 휘둘리게 됐던 것 같습니다.
위기의 순간을 맞게 되면, 어쩌면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보다는 그 위기감에 휩싸여 어떻게든 그 위기를 모면하려고 또는 회피하려고 애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를 들어가면서 크고 작은 힘든 시기를 누구나 겪게 됩니다. 그 힘든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되돌릴 수 없는 고통이 되기도 하지만,누군가에게는 동기나 자극 또는 나를 성장시키는 발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려움에 대처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다라지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위기의 상황에 좀 더 의연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그 위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19. 꼬부랑꼬부랑 할머니 - 김기택 글, 염혜원 그림
병든 할아버지를 위해 늘 허리를 숙여 기도하는 할머니는 허리가 굽어져 꼬부랑 할머니가 되고 맙니다. 할머니의 허리는 휘어졌지만 할머니의 지극 정성으로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됩니다.
건강을 회복한 할아버지를 보고 기쁜 할머니는 굽어진 허리로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이들이 왜 자신을 보고 절을 하는 거냐고 묻자,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건강해져서 너무 감사해서 절을 하는 거라며 대답을 합니다.
자신의 굽어진 허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싱글벙글 좋아서 절을 하는 거라는 할머니의 모습에 제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할아버지를 향한 할머니의 지고지순한 마음에 감동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그림책의 마지막 부분이 인상 깊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둘 다 꼬부라진 허리로 밥상에 마주 앉아 서로에게 왜 나한테 절을 하는 거냐고 물으며 깔깔 웃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과 꼬부랑 허리 때문에 등을 대고 못 눕고 새우처럼 옆으로 나란히 누워 잠을 자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얼마나 마음이 훈훈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새우처럼 옆으로 누워 있는 할머니에게 벽이 물었습니다. 왜 벽인 저한테까지 절을 하냐고 말입니다. 할머니는 끝까지 이렇게 대답합니다. 할아버지 병이 나은 게 너무 고맙고 좋아서 잠을 자면서도 절하는 걸 그칠 수가 없다고 말입니다.
마지막 할머니의 말까지 읽는 내내 제가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름답고 따뜻한 글과 귀여우면서 부드러운 색감의 판화로 이루어진 김기택 시인의 창작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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