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공마마예요^^
이번 주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그림책 10권 중
나머지 5권을 소개할게요.
56. 바부시카의 인형 - 페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57. 의좋은 형제 - 이현주 글, 김천정 그림
58. 달 샤베트 - 백희나 글, 그림
59. 문제가 생겼어요!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60. 앵무새 열 마리 - 퀸틴 블레이크 글, 그림
56. 바부시카의 인형 - 페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러시아 말로 '바부시카'는 우리말로 '할머니'라는 뜻이래요.
아이들은 말이 생소해했는데, 저도 모르게 "바보새X" 랑 발음이 비슷하다고 말해 버렸지 뭐예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웃고 난리가 났어요. 본의 아니게 나쁜 말을 가르친 셈이 된 것 같아서 수습하느라 진땀이 났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그 발음에 재미를 붙여서 이제 할머니를 '바부시카'라고 부를 거라면서 저를 더 진땀 나게 하더라고요.
책 내용에도 계속 '바부시카' 말이 나와서 나올 때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했어요. 저는 발음을 잘못하게 될까 봐 조심히 읽었고요. 할머니 옆에서 손녀 나타샤는 계속 할머니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만 말하고 해 주길 바라요. 그러다 할머니의 인형을 갖게 놀게 되는데, 둘이 있을 때 그 인형이 말을 하며 나타샤에게 계속 놀아주라고 떼를 써요. 같이 놀다 지친 나타샤는 할머니에게 다시는 그 인형과 놀지 않겠다고 하지요.
나타샤는 자기가 했던 행동들을 인형을 통해 반대 입장에서 겪게 된 거예요. 작가는 말해요.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배려를 요구하는 것은 힘든 일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욕구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고요. 그래야만 나중에 자신이 진짜로 바라는 것이 생겼을 때 당당히 요구할 수 있을 거라고요.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고마운 그림책이었어요.
57. 의좋은 형제 - 이현주 글, 김천정 그림
시간이 지나도 유명한 전래동화이지요. 의좋은 형과 아우의 이야기.
의좋게 농사를 지으며 같이 살던 아우가 결혼을 하자, 형은 따로 살림과 밭을 내어줘요. 서로 도우며 농사를 열심히 짓고, 추수도 함께 도우며 해요.
밤에 형은 아우를 생각해서 볏단을 날라다 주고, 아우는 형을 생각해서 볏단을 나르게 돼요. 서로 가져다준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볏단이 그대로인 게 이상한 형제는 전 보다 더 많은 볏단을 날라다 줘요. 한 밤중에 볏단을 나르다 마주친 형제는 서로 고맙다며 훈훈하게 이야기는 끝이 나요.
이 이야기를 같이 보고, 아이들에게 말하게 되더라고요. "너희들도 의좋은 형제처럼 서로 챙겨주고 위해주면서 살아가면 좋겠구나." 하고요. 그랬더니 아들이 대답하길, "엄마, 저희는 형제 아니고 남매잖아요."
정말 요즘 들어서 그냥 "네"라고 대답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58. 달 샤베트 - 백희나 글, 그림
백희나 작가님의 그림책들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재미있게 보게 돼요.
무더운 여름, 녹아내린 달을 받아서 샤베트를 만들어 먹고 더위를 잊게 되는 이야기가 참 신선했어요.
그리고 달 물을 화분에 주어 커다란 달맞이꽃이 피어나 밤하늘에 고개를 들자, 새까만 밤하늘에 작은 빛이 피어나 노랗고 둥그런 보름달이 되어 달이 없어져 갈 곳이 사라진 토끼들이 다시 돌아가게 된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켜주는 백희나 작가님의 그림책은 볼수록 새롭고 흥미진진한 것 같아요.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우리 아이들도 자유롭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크길 바라요.
59. 문제가 생겼어요!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할머니가 엄마에게 수놓아주신 식탁보에 주인공 아이는 다리미질을 하다 깜빡하고 식탁보 가운데를 태워버려요. 아이는 엄마에게 혼이 날까 두려워 전전긍긍해요. 엄마는 식탁보를 보시고는 예쁜 얼룩이라며,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주세요. 그래서 이 식탁보는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주인공의 추억이 담긴 가장 좋아하는 식탁보가 돼요.
저는 이 이야기를 읽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 이야기 같아서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엄마 몰래 다리미질을 하다가 거실 바닥을 다리미 모양으로 태워서 카페트로 가려놨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카페트 위치가 달라진 걸 아시고 옮기시다가 다리미 흔적을 발견하셨어요. 어린 마음에 엄마에게 혼이 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하지만 엄마는 웃으면서 저를 꼭 안아주셨던 기억이 나요. 그때 기억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건 아마 예상과는 달랐던 엄마의 반응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예상대로 혼줄이 났다면, 잊고 싶은 기억이 되었겠지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 때 다리미 사건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나도 내 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혼날까 두려워하는 아이를 먼저 꼭 안아줘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고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60. 앵무새 열 마리 - 퀸틴 블레이크 글, 그림
매일 아침 일어나 온실에 있는 앵무새 열 마리들에게 "안녕, 나의 멋진 깃털 친구들!" 하고 똑같은 말로 인사하는 뒤퐁 교수님. 매일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뒤퐁 교수님의 말을 듣기가 싫은 앵무새들은 깨진 유리창 구멍으로 도망을 쳐요.
앵무새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퐁 교수님은 찾기 시작해요.
그림책을 넘길 때마다 집안의 장소들이 나오고 곳곳에 숨어있는 앵무새들이 살짝살짝 보여요. 뒤퐁 교수님은 모르고, 그림책을 보는 우리만 보이게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이들은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꼭꼭 숨어있는 앵무새들을 찾느라 더 집중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온실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 앵무새들을 보고 뒤퐁 교수님은 말해요. "안녕, 나의 멋진 깃털 친구들!" 하고요.
앵무새들은 생각해요. 정말 끝까지 정신 못 차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요. 마지막에 이 앵무새들의 생각이 재미있더라고요.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듣는 건, 사람이건 앵무새 건 똑같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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