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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마마의 책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1, 2 - 이서기

by 열공마마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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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을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 그대로 월 200도 못 벌면서 신혼집부터 마련한 31살 9급 공무원 아니, 8급 공무원 이서기 님의 이야기가 두 권에 걸쳐 마치 인간극장 시리즈를 보듯이 읽어 내려갔다.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분간이 가기 어려워 책을 읽는 중에는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들어낸 드라마를 정주행 하듯이 쭉쭉 읽게 됐다.

 


 

  처음부터 9급 공무원이 되려고 인생을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9급 공무원이 된 주인공 이서기에게는 부와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서 보이는 '기세'란 것을 찾아보긴 힘들다. 

 

  지금의 신랑은 이서기에게 나이키 운동화를 신겨주며 "나랑 집 보러 갈래?" 라고 말하며 청혼을 한다.

타지인 서울에서 집 없는 설움을 느끼며 살아온 신랑은 어떻게든 신혼집을 마련해 부인이 될 이서기에게 그 아픔을 느끼지 않게 해주려 한다.

  신랑의 7천만 원과 이제 일을 시작한 이서기가 모은 7백만 원. 그리고 신용대출까지 영혼을 끌어 모아서 서울 끄트머리 33년 된 주공아파트를 30년 만기로 매입한다.

 

  직장 내에서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직원과 끊임없이 비교당하게 되는 이서기는 스스로 비참해지기로 결심한다.

  시부모님 후원으로 경기도 40평대 신축 아파트를 전세신혼집으로 시작하는 비교군은 명품백이 매일 바뀌며 호화롭기 그지없다.

  이서기의 신혼집이 오른 것을 알고 약 올라 하자, 이서기는 말한다.

  영끌해서 대출 갚느라 힘들어 죽겠다, 집이 너무 오래돼서 놋물이 나온다, 호재가 있긴 한데 뻥인 거 같다는 식으로 비교군이 안심할 수 있는 말만 추려 말해준다.

 

  그렇게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살아가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사는 50대 6개월짜리 계약직 직원이 들어오면서 그녀의 기세에 압도당하게 된다.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여러 모순들과 내적갈등들에 충돌하면서 시간은 흘러 자연스럽게 주인공 이서기를 월급 2만 원이 인상된 8급 공무원 자리에 앉혀주게 된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시간이 데려가 앉혀준 자리에서 이서기는 마음이 전혀 기쁘지 않다.

  반면, 대학을 포기했던 남동생은 배달과 스마트스토어로 수입을 벌며 돈을 모으고,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를 하며 원하는 아파트 갭투자를 목표로 한다. 명확히 '돈'이라는 목표만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 남동생과 어쩌다 9급에서 8급 공무원이 된 이서기는 생각이 많아진다.

 

  나보다 더 좋은 입지의 집을 신혼집으로 시작하는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고, 곧 계약이 만기 되어 어린 아들과 함께 나가야 해 무당을 찾아가 무당 말대로 믿고 행동하는 친구의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이제 서른하나 인 이서기는 생각이 많아지고 그만큼 번뇌가 쌓여간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언젠가부터는 스스로 질문도 하지 않게 된 이서기는 그런 스스로가 두렵고 무섭다.

 

  그런 그녀에게 출판의 기회가 오게 되고, 8급 공무원 이주무관님이 아닌 이서기 이름으로 당당히 기세를 펼치기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요즘 MZ세대들 뿐만 아니라, 87년생인 나에게도 충분히 공감 가고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작가 이서기 님의 간결하면서도 세심한 문장들과 표현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지막장까지도 매료되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너무 아쉬웠고, 앞으로도 작가 이서기님의 글을 하루속히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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